▲ 본사가 주최한 뮤지컬 ‘그리스’가 24일, 25일 이틀간 일정으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졌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시작부터 청춘의 열기로 가득찼다. 그리스를 발라 뒤로 넘긴 올백머리를 쓸어넘기며 등장한 남자배우들은 청바지와 가죽재킷으로 젊음을 표현했다. 주인공인 대니는 무대에서 객석에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모범생인 학생회장이 교장선생에게 하는 폴더인사와 아부가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했다.

지난 24~25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그리스는 2시간여 동안 쉼없이 이어진 역동적이고 화려한 안무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귀에 익은 ‘서머 나잇’ 등의 음악은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했다.

줄거리는 단순했다. 티버드파의 ‘매력남’ 대니와, 핑크레이디파의 ‘순진녀’ 샌디의 사랑이 주제다. 다만 대니는 화끈한 사랑을, 샌디는 순수한 사랑을 꿈꿨다. 대니의 말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해피엔딩의 반전은 샌디였다. “요조숙녀 그만 할래요. 이젠 강해질거야 나는 달라질거야”를 외치던 샌디는 가죽바지와 가죽부츠를 신고 핑크레이디파의 주도적 인물로 나섰다. 관객들이 예상했던 뻔한 결말을 벗어난 화끈한 반전이었다.

그리스의 압권은 댄스페스티벌신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로큰롤 음악에 맞춘 군무와 서커스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기술의 댄스가 긴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며 무대를 달궜다.

오리궁뎅이가 별명인 로저는 섹시한 엉덩이를 관객들에게 실제로 보여주기도 했다. 빈스라디오의 진행자 빈스는 무대 중간중간 등장해 감초역할을 했다. 그가 외치는 “이랬거나 저랬거나, 어쨌거나 저쨌거나”는 뮤지컬 그리스를 단번에 정리했다.

빨간색 미니 오픈카를 타고 나온 대디와 샌디의 자동차 극장신과 얌전했던 전교회장의 올백머리 변신도 볼거리였다.

공연 마지막에는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 배우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소리지르면서 젊음의 열정을 느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