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태근 선생.

울산지역 문화계는 올 한해도 아쉬운 이별과 새 인물이 교차했다. 가는 이가 있으면 오는 이도 있는 법. 올해 우리 곁을 떠난 인물에 이어 새로운 직함으로 문화계 전면에 포진한 인물들을 정리한다.

지난 6월 울산문화예술계는 큰 별을 잃었다. 울산문화예술의 초석을 다진 범곡(梵谷) 김태근 선생(향년 92세)이 영면했다.

▲ 한분옥 울산예총 회장

범곡 선생은 해방 이후 울산의 근대화 과정을 오롯이 겪은 인물로 불모지 울산에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자양분을 내려 준, 울산문화예술계의 ‘큰 어른’이었다.

그는 지난 1947년 울산건국청년단 내에 연극반 ‘울산극우회’를 조직해 울산 최초의 연극공연 ‘혁명가의 후예’를 순회공연했다. 야외무대, 영화관, 체육관을 거쳐 90년대 중반 이후 전문공연장이 들어서기까지 지역 곳곳을 돌며 각종 공연문화가 활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동시에 그는 1945년 울산문우회를 조직한 뒤 역시나 울산 최초의 문예지인 ‘태화강’(1947년)을 발간했고, 이후 1954년에는 백양문화사를 만들어 잡지 ‘백양’을 창간하며 울산문화운동의 기초를 닦았다. 다

▲ 이강민 울산민예총 회장

방면에서 활동한 그는 3년 전 유명을 달리한 무용인 이척 선생과 함께 지난 수십년 간 울산예술의 정점에서 지역문화를 보살폈기에 후배 예술인들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올해 문화예술계에서는 개인적인 창작활동에만 심혈을 기울이다 방향을 선회, 문예단체의 수장으로 선출되며 지역문화계 전면에 포진한 인물들도 대거 출현했다.

지난 2월에는 지역 예술인 모임의 연합체인 울산예총 회장선거에서 전 울산문협회장인 한분옥 회장이 나머지 두 명의 출마자를 꺽고 신임회장으로 당선됐다. 울산예총 38년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이 된 한 회장은 이후 부산은행의 문화예술발전기금 5000만원을 유치하는 등 예술인들의 창작환경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7월 울산민예총에서는 세대교체라 할 수 있을만큼 젊고 역동적인 새 수장을 선임했다. 대의원단의 동의로 울산민예총 5대 회장이 된 이강민 회장은 40대 초반의 나이로 한국문예계의 새로운 정책과 사조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예술인 뿐 아니라 일반인과 함께하는 다양한 신규사업을 양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6월 개관한 울산박물관(관장 김우림)은 김철 현 처용문화제추진위원장을 초대 운영위원장으로 선임, 향후 박물관 운영과 발전을 위한 기본방침 등의 자문을 구했다.

또 울산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숙원인 울산시립미술관 개관(2016년 예정)에 방향을 제시해 줄 시립미술관건립자문위원회에는 황우춘 울산문화예술포럼 대표(울산예고 교장)가 추대됐다.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새로운 의미의 문화지평을 열기 위해 지난 5월 개소한 울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부산 영산대 교수이자 무용인인 현숙희씨를 초대 센터장으로 선임, 각 지역 연계사업개발과 예술강사 지원사업 등을 펼치는 중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