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오후 울산문화예술회관 2층 회의실에서 울산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한 ‘2011 처용무 학술제’가 열렸다.

울산의 문화유산인 ‘처용(處容)’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졌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울산시지회(지회장 윤성태)는 지난 18일 오후 울산문화예술회관 2층 회의실에서 ‘처용설화(처용가무) 현대적 해석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학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제에는 경성대학교 국문학과 황병익 교수가 ‘역신과 신라 처용가의 의미 고찰’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펼쳤다.

황 교수는 “그간 신라 <처용가>의 7·8구 ‘본디 내 것이지마는, 빼앗긴 것을 어찌 하리’는 흔히 관용이나 체념, 분노와 질책 등으로 풀이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치명적인 전염성과 치사율을 보이는 역신(疫神), 즉 ‘두창(痘瘡)을 옮기는 신’을 ‘손님, 마마’라 부르며 정중히 모셨다”면서 “신라 <처용가>는 두창에 대한 민간의 금기와 질병인식에 따른 외신 외기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제발표에서는 영산대 연기뮤지컬학과 현숙희 초빙교수가 ‘처용무의 현대적 변용과 계승’을, 울산학춤보존회 김성수 고문이 ‘불교학적 관점에서 본 악학궤범 처용가의 처용형상 재해석’을 발표했다.

현 교수는 “처용무의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창작 작업에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처용무 연구 성과를 오늘의 삶과 생활 속에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창작활동을 할 때만이 우리의 처용세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학춤보존회 김성수 고문은 처용을 불교학적 관점에서 ‘부처의 화신’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고문은 “처용 형상의 관념과 불교경전에서 부처의 32상 80종호 관념의 표현성과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용은 불교학에서 부처의 천백억화신 가운데 하나로 해석할 수 있었기에 처용은 부처의 화신으로 당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편 가운데 하나로 화현한 ‘부처’의 형상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삼국유사의 저자 승려 일연이 당시 사회에 유행한 불가항력 열병을 퇴치하기 위한 주술적 방편으로 처용랑 망해사를 찬술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악학궤범’ 악장가사에 나타나는 처용의 신체 장엄은 불보살의 장엄과 유사, 처용애비의 열병신을 퇴치하는 위신력은 불보살의 중생을 구도하는 위신력의 표현을 표방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처용설화’는 불교 승려인 일연스님의 통섭 학문적 바탕 위에 그 시대적 상황에서 의도돼 창출된 병으로부터 해방하는 약사왕보살문화의 결심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성신고 문영 교사가 ‘처용무의 현대적 변용과 계승’을, 울산 중앙초 김소양 교사가 ‘불교학적 관점에서 본 악학궤범 처용가의 처용형상 재해석’을 주제로 의견을 내놓았다.

처용무는 신라 헌강왕 때 ‘처용설화’에서 유래된 가면무용으로 2009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