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 시대가 유일한 기회이다(사르트르)

이 말을 믿는 사람들은
비극적 운명을 갖게 된다
자기를 소외시키지 않으나
자기에게서 소외될 운명이다
그는 시와 더불어 언제나
바람 부는 길 위에 서 있다

머리 대신 맨발로 생각하고
흘러가는 강물을 두고
시간의 그물 넓게 던져 세상을 낚는다
집에 가서 펴보면
고기는 간데없고
강물만 한가득 퍼덕거리고


■배창환 시인은

1955년 경북 성주 출생.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1981년 ‘세계의 문학’에 ‘1980년 어느 날’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 ‘분단시대 동인’.

시집으로 <잠든 그대> <다시 사랑하는 제자에게> <백두산 놀러가자> <흔들림에 대한 작은 생각> 등이 있다. 현재 김천여고 교사로 재직.





‘시인(詩人)은 시인(時人)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 이기철 시인

즉, 현실의 문제를 늘 직시하고 이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매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음풍농월로 사람들을 기만하는 일에 동조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기 글에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글을 남긴다는 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일이므로….

‘시와 더불어 언제나 바람 부는 길 위에’ 서 있는 시인은 ‘머리 대신 맨발로’ 먼저 움직인다.

지난해 가을 배 시인으로 부터 그의 시집 <겨울 가야산>을 받았다. 그는 첫 장에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시인을 닮는, 시’를 많이 써주길 바란다고.



이기철 시인